회장 강동희
1966년에 만들어진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산하에 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와 미용성형외과학회를 자학회로 두고 있으며 18개의 연구회가 속해있습니다. 18개 연구회 중 안면외상연구회는 14번째로 2014년 10월 등록되어 올해로 10년이 지났습니다. 대한성형외과 회원 중에서 두개안면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이 1993년 “대한얼굴기형연구회”를 거쳐 자 학회인 두개안면학회로 발전시키셨듯이 안면외상연구회도 악안면 외상과 골절 치료에 관심 있는 회원분들을 중심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가져오던 비정기적 모임을 2014년 정식으로 대한성형외과학회에 연구회로 등록하고 그해 8월 28일 충남대병원 재활, 관절센터에서 1차 집담회 모임을 시작한 이래 2024년까지 40여 차례의 집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참고 안면외상연구회 발자취) 지난 2024년 1월에는 지난 10년간의 발표 주제와 연재를 바탕으로 “두개악안면외상학” 교과서 1판을 발행하는 성과를 이루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성형외과”라는 의학 분야 탄생 과정을 돌이켜보면 1901년 프랑스의 외과 의사 René Le Fort(1969-1951)가 중 안면골 골절을 분류하였으며, 1차대전 중인 1917년 뉴질랜드의 이비인후과 의사이며 영국 군의관인 Harold Gillies(1882-1960)는 영국 Queen’s 병원에 안면 부상자 전용 병동을 만들고 참호전으로 인한 안면 외상환자 5000 명에게 11,000건의 피부 이식과 피판술을 시행하여 안면 재건 수술을 시작한 것이 성형외과의 시작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즉 성형외과의 탄생은 안면 외상 재건 수술에서 시작되었으며 안면 외상의 치료는 성형외과 바탕이 되는 분야입니다. 2차 대전 이후 전신마취와 무균수술법이 발전하여 수술이 안전해지고, 비용이 감소하면서 대중들은 외모를 고쳐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되었고 100년이 지난 요즘에는 거꾸로 미용성형이 성형외과의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보면 성형외과는 안면 손상의 치료와 재건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를 요구하는 지극히 의학적인 요구로 탄생한 분야이며 안과,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외과와 같이 인체를 눈, 귀, 가슴, 배로 단순히 해부학적으로 구분하는 분야를 뛰어넘어 인체 전체를 재건하고 치료하며 치료 후 환자의 삶의 질과 미용 회복까지 목표로 하는 의료의 기본 이념에 가장 충실한 의학의 분야입니다.
우리나라 미용성형 분야의 발전은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졌지만, 성형외과의 안면 외상 분야의 기여는 간과된 면이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주로 Oromaxillofacial surgeon이 미국에서는 성형외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구강외과가 안면 외상을 나누어 진료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성형외과에서 안면골 골절과 외상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개안면학회의 해외 주된 교류학회가 유럽 두개악안면학회 EACMF(European Association for Cranio Maxillo Facial Surgery), 미국 악안면학회 ASMS(American Society of Maxillofacial Surgeons)라면 안면외상연구회의 주 교류학회는 AOCMF(Arbeitsgemeinschaft für Osteosynthesefragen) (German for "working group for bone fusion issues")라 할 수 있으며 외상을 진료하는 외상 외과, 신경외과, 안과, 정형외과 등과 긴밀한 협력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안면외상연구회는 정부의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 강화 방침에 적극 동참하여 외상환자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고자 하는 외상센터 사업에도 동참하여 귀중한 환자 생명을 구하는 의료의 기본 이념에 충실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1919년 피판술을 집대성한 “Plastic Surgery: Its Principles and Practice” 출판한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John Staige Davis 박사는 외과 주임교수의 편견으로 10년간 재건성형 환자 병동을 배정받을 수 없었고 책의 추천사를 써달라는 요청도 거절 받았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성형외과에 대한 편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의료를 필수와 비필수의 이분법으로 구분하고 언론조차 미용성형 분야에만 관심을 기울이면서 성형외과의 필수 의료 기여에 대한 인식은 간과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형외과 전문의 2천8백 명 중 1,000여 명의 전문의와 전공의가 수련병원 지도전문의, 기타 종합병원 전문의와 공보의 군의관으로서 각 병원에서 안면 외상, 골절, 화상, 창상 치유, 피판 재건 등의 필수 의료를 진료에 헌신하고 있으며 이분들의 노력은 의료인으로서 “성형외과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0년 전 René Le Fort와 Harold Gillies가 사회의 편견을 이겨내고 어렵게 시작한 안면 재건 분야가 성형외과로 발전하였듯이 10년 전 설립된 안면 외상연구회도 편견을 이겨내고 의술을 펼치며 발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또한 지금도 각 병원에서 묵묵히 외상환자 진료에 헌신하시는 선생님들께 존경심을 표하며 더욱 많은 전문의가 안면 외상과 재건에 관심을 가지고 발전에 이바지해 주실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2월 1일 안면 외상연구회장 강동희